한국의 기후대응 수준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드러났다. 한국보다 순위가 낮은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 등 산유국 3개국뿐이다. 기후위기의 책임은 물론 탄소중립 선언국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지 못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8일 발표한 기후변화대응지수(CCPI)에 따르면 한국은 64위(매우 저조함)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4순위 하락했다.
ㅁ 국가별 탄소 배출 평가 (붉은색이 탄소 배출이 많은 나라)
CCPI 탄소 배출량 순위
CCPI는 전 세계 배출량의 90%를 차지하는 63개 국가와 유럽연합의 기후대응 진행 상황을 기반으로 순위를 매겼다. 어느 국가도 1.5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1~3위는 공석이다.
4위 덴마크를 시작으로 5위 에스토니아, 6위 필리핀, 7위 인도, 8위 네덜란드가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온실가스 최다 배출국인 중국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51위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미국은 재생에너지 투자를 크게 늘렸지만 모든 부문에서의 구체적인 기후친화적 정책을 갖추지 못해 57위가 됐다.
일본은 탄소포집저장, 암모니아, 혼소 등 기술적 대안을 활용하면서 화석연료 사용을 연장하는 비판을 받아 58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탄소 배출량
비영리단체 기후솔루션은 “한국보다 순위가 낮은 국가는 화석연료와 이해관계가 깊게 얽힌 산유국 3국”이라며 “사실상 한국보다 기후위기 대응을 못한 국가는 없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는 “한국은 10위를 웃도는 세계 경제 강국인 동시에 세계 7번째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기후위기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해왔다”며
“정부와 국회는 기후위기 대응의 주도적인 역할로 나서 재생에너지 확대를 돕고, 공적 자금의 화석연료 투자를 끝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공적 금융의 역할을 살려야 하며 이는 곧 국제적 기후 리더십을 보여주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ㅁ 탄소 배출량 사상 최고치, 지구 온도 1.5도 상승
*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파리 협정서
전 세계적으로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평균적인 노력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각국은 기존의 정책과 목표를 바탕으로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며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용량을 세 배로 늘리고, 에너지 효율을 두 배로 높이며, 석탄, 석유, 가스의 사용을 대폭 줄이기로 한 이번 합의는 파리 기후 목표에 부합하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라고 평했다.